본문 바로가기

재테크/금융,경제이슈

유로존 국채담보부채권(SBBS) 관련 정책과제(Ⅱ)

□ 최근 유로지역에서는 회원국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한 국채담보부채권(Sovereign Bond Backed Securities, 이하 SBBS) 도입을 활발히 추진 중 

o 유럽정상들은 금융 재정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은행과 국가채무 간 연계(bank-sovereign nexus)를 약화시키는 것이 긴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를 위한 정책대안을 마련하기로 결정(2012.6월)

o ESRB(European Systemic Risk Board)*는 대안으로서 유로지역 단위의 저위험채권 창출을 제안하고(2016.12월), 시장참가자의 의견수렴을 거쳐 발행메커니즘과 영향, 정책과제 등을 담은 종합보고서를 공개(2018.1월) * 글로벌 금융위기를 교훈으로 2010년 EU 내 금융시스템 거시건전성에 대한 모니터링및 시스템리스크 재발 방지를 위해 창설되었으며 ECB 총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

o 유럽집행위원회(European Commission)는 ESRB의 제안에 따라 금년 2분기 중관련 규제를 정비한 후 연내 도입을 완료한다는 계획

(도입 추진 배경)

□ 유로지역 은행의 과도한 자국 국채 보유는 국채상환불이행 위험에 따른 은행 자산의 부실화 가능성을 증대시켜 위기를 증폭시키는 주된 원인으로 작용

o 2017년말 현재 그리스, 이탈리아, 스페인 등 주변국의 경우 은행이 보유한 전체 국채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자국 국채 비중이 80%를 상회

□ 또한 유로지역 채권시장은 분절화(fragmentation)로 인해 시장 발달과 유동성이 저하되고 RP 및 파생상품거래의 담보로 활용될 만한 안전자산이 부족 

o 유로지역은 미국보다 정부부채비율*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유사시 회원국 간 부도위험 차이에 따른 자본유출입 급변동 가능성이 높아 금융시장 불안이 야기될 소지

□ 따라서 범유로존 차원의 안전자산을 도입할 필요가 있으며, SBBS는 포트폴리오다변화(Diversification)와 위험 축소(De-risking)를 통해 역내 금융안정에 기여함은 물론 자본시장 통합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

o (Diversification) 은행 대차대조표 상 보유국채 구성을 다변화하여 국가부도 위험에 대한 익스포져를 축소

o (De-risking) 유로지역 단위의 저위험 안전자산을 창출하여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투자대상을 제공하고 가격발견 기능을 제고

o (자본시장 통합) 유럽 은행동맹(Banking Union) 및 경제통화동맹(Economic and Monetary Union)을 강화하여 역내 자본시장 통합을 가속화하는 수단으로 역할

□ SBBS는 안전자산인 국채에 기반하고 있음에도 현 거시건전성 규제체제 하에서유동화증권으로 취급되어 엄격한 규제가 적용됨

o 자본비율 규제 : 유동화증권에 대해서는 대리인 위험(agency risk)*, 시스템위험 유발 가능성 등으로 국채보다 높은 자기자본적립이 요구

 * 유동화(securitization) 과정은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다수의 참여자를 수반하기 때문

o 유동성 규제 : SBBS는 유동화증권이라는 이유로 중 후순위는 물론 선순위 트랑세마저 LCR 및 NSFR 규제에 있어 고유동성자산으로 인정받지 못함* * 국채가 레벨1 고유동성자산으로 분류되는 반면 선순위 유동화증권은 상당한 헤어컷을 적용받는 레벨2b 자산으로 취급

o 또한 SBBS는 유동화증권이기 때문에 중앙은행의 공개시장운영시 적격담보 증권으로 인정받기 어려움

□ 따라서 SBBS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일반적인 유동화증권과 차별화된 SBBS 만의 고유한 특성을 반영한 규제가 필요한 상황

o 선순위 SBBS에 대한 자본비율과 유동성 규제 수준을 기초자산인 국채와 비슷한 정도로 완화

― 중 후순위 SBBS에 대해서는 내재된 위험성을 고려하여 은행들의 과다한 보유를 방지할 수 있도록 상대적으로 엄격한 규제를 유지

o ECB 정책위원회는 SBBS의 특성을 고려하여 공개시장운영 관련 적격담보 기준을 완화할 필요

(정부 및 정치권의 입장)

□ 독일 정부는 SBBS 도입에 신중한 입장을 밝힌 바 있으나 현 정치권의 EU 통합 의지 등을 고려할 때 도입 실현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평가

o 독일 재무부는 추가적인 위험 공유수단*을 도입하기에 앞서 회원국들이 기존의 룰을 준수하여 진정으로 EU 통합을 원한다는 신뢰를 보여줘야한다는 입장 표명(2017.5)

* 유로지역 단일채권(Eurobond) 또는 이와 유사한 형태의 SBBS는 독일이 자체 신인도를 이용하여 여타 유로지역 국가를 지원하는 것을 의미

o 그러나 최근 유로지역 내 포퓰리즘 대두에 맞서 독일 및 프랑스 정치권이 EU체제의 공고한 유지를 지향하는 가운데* 독일이 통합을 이끄는 중추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

* 프랑스 Macron 정부는 더 나아가 EU 통합예산 운영과 재무장관직 신설 등 재정통합을 주창

(시장참가자의 평가)

□ 시장참가자들은 대체로 SBBS 도입 취지에 공감하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SBBS 시장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충분한 의견수렴과 투자자 인센티브 마련을 거쳐 점진적인 도입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

o SBBS를 구성하는 유로지역 국채 간 상관관계가 높아 위기시 신인도가 낮은 국채의 위험프리미엄이 여타 국채로 전이될 수 있기 때문에 정작 위기상황 에서는 안전장치로서의 유용성이 반감될 소지(유럽 금융시장협회)

o SBBS는 전적으로 시장 수요에 따라 발행되기 때문에 도입 초기 유동성이 매우 낮을 것으로 보이며 유동성이 높은 국채를 대체하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(독일 은행연합회)

o 일반적으로 국채보다 유동성이 낮다고 평가되는 SBBS에 대한 수요 진작을 위해서는 거시건전성 규제뿐만 아니라 ECB의 적격담보 요건 완화, 세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인센티브가 마련될 필요(스페인 Santander 은행)

(정책적 시사점)

□ SBBS는 유로지역 금융안정에 기여하는 한편 ECB가 자산매입규모 축소를 보다 용이하게 펼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여 통화정책 정상화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

o SBBS는 PSPP(Public Sector Purchase Programme)*를 상당폭 대체하여 양적완화 축소의 부정적 영향을 염려한 주변국**들의 반발을 완화

* ECB의 PSPP(ECB 자산매입규모의 약 80% 차지) 등을 통한 월별 자산매입규모는 2017.3월 종전의 800억유로에서 600억유로로, 2018.1월부터는 300억유로로 줄어든 데 이어 9월 이후 추가적으로 축소될 가능성

** 유로지역의 재정위기 극복은 ECB의 지속적인 국채 매입에 힘입은 바 크다는 점에서 EU내 과다채무국들은 동 프로그램 중단시 취약성이 다시 증대될 것을 우려

o 또한 그간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아온 주변국 국채에 대한 수요

증가를 촉발함으로써 주변국 국채시장 활성화에도 이바지

□ 다만 SBBS의 발행규모, 충분한 수요가 형성될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며 유로지역 기존 국채시장 및 통화정책 운영여건에 미칠 영향은 향후 전개될 관련 규제의 완화 정도 등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임


0412(동향분석)유로존+국채담보부채권(SBBS)+관련+정책과제(II).pdf